AI와 소셜미디어 시대의 육아 Zoe "여러분 오랜만이죠? 진짜 오랜만에 돌아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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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디터 Zoe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레터로 인사드립니다. 다들 잘 지내셨나요? 최근 제게 큰 신변의 변화가 생겨서 한동안 레터를 쉬었습니다. 제게 아이가 생겼거든요(짜잔!) 올해 초 말띠 아기로 찾아온 아이는 벌써 태어난 지 5개월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참 많은 것들이 바뀌었지만, 특히 제게 수많은 걱정과 불안이 생겼어요. 아이를 키우시는 분들은 공감하실 테지만 모든 순간이 걱정의 연속이더라고요. 아마 제가 초보 부모라 그런 것도 있겠지요? 오늘 레터를 통해서는 이런 제 걱정과 불안의 깊이를, 그리고 그 원인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대체 이 마음은 어디서부터 시작된건지, 그리고 AI와 소셜미디어가 일상이 된 시대에 부모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일인지 여러분과 함께 이야기해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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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검색과 정보, 아이가 태어나고 바뀐 것들 2. 인스타그램: 검색하지 않았는데도 찾아오는 정보 3. AI : 걱정이라는 이름의 공포를 대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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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2월, 저는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어요.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태어난 지 다섯 달이 채 되지 않았네요. 아직 혼자 앉지도 못하고, 하고 싶은 말을 울음과 웃음, 알아들을 수 없는 옹알이로만 표현하는 작은 아기예요. 출산 직후에는 제가 부모가 되었다는 사실을 충분히 실감할 틈이 없었습니다. 몸을 회복하는 일도 버거웠고, 몇 시간마다 돌아오는 수유와 기저귀 교체, 잠투정을 따라가다 보면 하루가 금세 지나갔어요. 아이가 잠들면 저도 함께 잠들었고, 눈을 뜨면 다시 수유 시간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때 제게 하루란 아침과 저녁으로 나뉘는 시간이 아니었어요. 다음 수유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마지막으로 기저귀를 간 지 몇 시간이 지났는지, 아이가 얼마나 오래 잤는지로 구분되는 시간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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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정신없이 몇 달이 지나고, 아기와 서로의 생활 방식에 조금씩 익숙해지기 시작하자 부모가 되었다는 사실이 그제야 다른 방식으로 다가왔습니다. 저보다 더 중요하게 느껴지는 사람이 생겼다는 것. 제가 내리는 선택의 결과가 더 이상 온전히 저에게만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세상에는 제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매일 새롭게 깨닫게 되었죠. 요즘 저는 아이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문득 생각합니다. '내가 정말 엄마가 되긴 했구나?' 이 생각은 아이가 처음 웃었을 때처럼 특별한 순간보다 오히려 사소한 일상에서 더 자주 찾아와요. 분유를 먹이다가 아기가 갑자기 제 손가락을 꼭 잡을 때, 자다 눈을 뜨고 제가 있는지 확인하듯 바라볼 때, 어린이집에 데려다준 뒤 빈 유모차를 밀고 돌아올 때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휴대폰의 검색 기록을 들여다볼 때도 그래요. 부모가 된 뒤 제가 가장 많이 한 행동을 하나 꼽으라면 아마 '검색'이라고 답할 것 같습니다. 원래도 궁금한 것이 생기면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편이었어요.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숙소와 동선을 충분히 찾아봤고, 물건 하나를 사기 전에도 여러 후기와 가격을 비교했습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면 관련 자료를 읽고 가능한 변수들을 미리 정리해둬야 마음이 놓였어요. 떄문에 정보를 모으고, 선택지를 비교하고, 기준을 세운 뒤 결정하는 일에는 나름 익숙하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아이에 관한 질문은 이전의 질문과 전혀 다르더군요. 여행지를 잘못 고르면 다음 휴가에 다른 곳으로 가면 됩니다. 맛집을 잘못 찾아가면 한 끼가 조금 아쉬운 것으로 끝나요. 마음에 들지 않는 물건을 사더라도 다음에는 사지 않으면 됩니다. 하지만 아이에게 내리는 결정에는 '다음에는 잘하면 되지'라는 말을 쉽게 붙일 수 없었습니다. 아직 말을 하지 못하는 아이가 지금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제가 내린 선택 때문에 불편하거나 아픈 것은 아닌지 확인할 방법이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울면 배가 고픈 것인지, 졸린 것인지, 어딘가 아픈 것인지 매번 추측해야 했어요. 그러니 아주 작은 변화도 질문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질문을 하나씩 검색하면 금방 답을 얻을 수 있을 줄 알았죠. 하지만 검색에는 좀처럼 마침표가 찍히지 않았습니다. 뒤집기를 검색하면 엎드려 자는 자세와 질식 위험에 관한 글이 나왔고, 수면 자세를 읽다 보면 두상에 관한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어요. 두상을 찾아보다가는 터미타임이 중요하다는 설명을 읽었고, 터미타임을 확인하다 보면 어느새 월령별 발달 체크리스트까지 도착해 있었습니다. 질문은 하나였는데, 걱정은 다섯 개가 되어 돌아온 셈이죠. 검색 결과에는 늘 다음 질문으로 이어지는 문이 하나씩 더 열려 있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제가 좀 유난스러운 부모인 줄 알았죠. 의사가 괜찮다고 하면 괜찮은 거고, 아이가 잘 먹고 잘 자면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될 텐데, 왜 저는 계속 확인하고 싶은 걸까요? 같은 내용을 이미 읽었는데도 왜 표현을 조금씩 바꿔가며 다시 검색하는 걸까요?
주변 부모가 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비슷한 사람이 많았어요. 병원에서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듣고도 집에 돌아와 한 번 더 검색한다고 하더라고요. 비슷한 월령의 아이가 등장하는 영상을 찾아보고, 다른 부모들의 경험담을 읽으며 혹시 자신이 놓친 것이 없는지 확인한다고 했어요. 그제야 나만 그런 건 아니구나, 조금 안심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다른 질문이 생겼어요. 부모들은 원래 이렇게까지 불안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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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 검색하지 않았는데도 찾아오는 정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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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과 AI는 적어도 제가 질문을 먼저 던진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제가 궁금한 것을 입력하고 필요한 답을 찾습니다. 검색 결과가 너무 많으면 창을 닫을 수 있고, AI와의 대화도 제가 멈추면 끝나요. 그런데 요즘 제 불안을 가장 예고 없이 건드리는 것은 오히려 인스타그램에 나타나는 짧은 영상들입니다.
쉬는 시간에 아무 생각 없이 화면을 넘기다 보면 갑자기 이런 문장이 등장해요.
"아기가 이런 자세를 한다면 그냥 넘기지 마세요."
"부모들이 모르고 하는 이 행동, 아이의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지금 확인하지 않으면 늦을 수 있어요."
"이 월령에 이것을 못 한다면 반드시 체크해보세요."
영상은 대개 아주 빠르게 시작합니다. 첫 몇 초 안에 위험을 경고하고, 부모가 지금까지 중요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을 가능성을 강조해요. 화면에는 굵은 자막이 뜨고, 걱정스러운 표정의 전문가나 육아 크리에이터가 등장합니다.
그 영상을 보기 전까지는 아무 걱정도 없었어요. 아기는 잘 먹고 잘 웃고 있었고, 저는 잠깐 휴대폰을 보고 있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냥 넘기지 마세요"라는 말을 듣는 순간 정말 그냥 넘기기가 어려워져요. 혹시 내가 중요한 신호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행동이 우리 아이에게도 보였던 것 같지 않나? 지금 확인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후회하면 어떡하지? 결국 영상을 끝까지 보고, 댓글을 읽고, 관련 계정에 들어가고, 다시 검색합니다. 검색은 제가 걱정을 가지고 들어가는 공간이라면, 소셜미디어는 제가 걱정하지 않던 순간에도 새로운 걱정을 건네는 공간이 되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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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이 소셜미디어에서 육아 정보를 찾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다른 부모의 실제 경험을 접할 수 있고, 정보뿐 아니라 정서적인 지지와 공동체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2024년 발표된 관련 문헌에서도 소셜미디어가 부모에게 정보와 연결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활용되는 한편, 정보의 질과 상업적 영향 같은 문제도 중요한 연구 주제로 다뤄지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 소셜미디어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다른 부모의 실제 경험을 통해 위로받았고, 육아용품 사용법이나 병원에 가져갈 준비물처럼 현실적인 팁을 얻었습니다. 혼자 겪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문제가 사실은 많은 부모가 거치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도 많았어요.
문제는 유익한 정보와 불안을 자극하는 정보가 같은 화면 안에서 거의 구분 없이 섞여 있다는 점입니다. 전문 의료진의 설명 다음에 출처를 알 수 없는 영상이 나오고, 한 부모의 개인적인 경험이 모든 아이에게 적용되는 원칙처럼 제시되기도 해요. 정보를 알려주는 듯 시작했던 영상이 마지막에는 특정 제품이나 수업, 상담 서비스의 구매를 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이것을 ‘공포 마케팅’이라고 불러야 할지 고민하게 돼요.
부모에게 위험을 알리는 일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꼭 알아야 할 위험 신호도 있고, 정보가 부족해 놓칠 수 있는 문제도 있어요. 하지만 부모가 가장 두려워하는 지점을 먼저 건드린 뒤, 그 불안을 해결할 방법으로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시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 정보가 정말 아이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부모의 공포를 이용한 것인지 경계가 흐려져요. 어떤 메시지에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선 압박이 담겨 있기도 하니까요. 행동하지 않았을 때 아이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과, 그것을 몰랐던 부모가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는 죄책감을 동시에 자극합니다.
공포를 활용해 위험의 심각성과 긴급성을 강조하는 방식은 헬스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오랫동안 연구돼 왔어요. 공포를 자극하는 메시지가 관심과 행동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단순히 위험만 강조하기보다 실제로 취할 수 있는 대응 방법과 그 방법이 효과적이라는 정보가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육아 영상도 비슷한 것 같아요. '이런 증상은 확인해보세요'라고 알려준 뒤 신뢰할 수 있는 기준과 진료가 필요한 조건을 함께 설명한다면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매우 드문 위험을 마치 모든 아이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처럼 제시하거나, 아이의 정상적인 개인차를 문제의 신호처럼 보여주면 부모에게는 정보보다 공포가 오래 남아요. 특히 짧은 영상에서는 맥락이 생략되기 쉽습니다. 아이의 월령과 건강 상태, 개인차, 언제 전문가와 상의해야 하는지 설명하려면 시간이 필요해요. 하지만 짧은 영상은 몇 초 안에 시선을 붙잡아야 합니다. 자연스럽게 '대부분 괜찮습니다'보다 '모르고 지나치면 위험합니다'가 더 강한 제목이 돼요. 저 역시 그런 제목 앞에서 자주 멈춥니다. 즐거운 영상을 보다가도 '아기 발달 지연 신호'라는 문장이 눈에 들어오면 그냥 넘기기 어려워요. 우리 아이에게 해당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면서도 끝까지 봅니다. 그리고 그 영상을 오래 본 탓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비슷한 영상이 연이어 나타나기 시작해요. 어느새 제 화면은 세상 모든 아기가 위험 신호를 하나쯤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죠.
부모의 소셜미디어 이용이 심리적 고통과 어떤 관계를 갖는지는 사용자의 외로움이나 기존 육아 불안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도 있어요. 소셜미디어가 모든 불안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뜻은 아니지만, 이미 마음이 불안한 부모에게 같은 정보가 더 무겁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생각해볼 만합니다.
물론 인스타그램이 제게 직접 "불안해하세요"라고 말한 것은 아닙니다. 제가 멈춰 본 콘텐츠와 검색한 주제, 반응한 영상들이 다음 화면을 만들었을 거예요. 플랫폼에는 제가 왜 영상을 오래 보았는지보다 오래 보았다는 행동이 먼저 남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관심은 추천이 되고, 추천은 반복이 되며, 반복은 어느 순간 현실에 대한 인식이 됩니다.
그래서 요즘은 영상 하나를 본 뒤 스스로에게 물어보려고 합니다. 이 내용은 위험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을까? 모든 아기에게 적용되는 이야기일까, 특정한 조건에서만 해당하는 이야기일까? 이 계정은 어떤 근거를 제시하고 있을까? 불안을 해결해준다는 명목으로 무언가를 판매하고 있지는 않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이 영상을 보기 전, 눈앞의 아기는 실제로 어떤 상태였을까? 화면 속 누군가의 경고보다 바로 앞에서 웃고 움직이는 아이의 상태를 먼저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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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미국 루리 어린이병원이 미국 부모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I 육아 활용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1%가 육아 관련 일을 돕기 위해 AI를 사용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어요. AI 사용자 가운데 43%는 매주, 15%는 매일 이용했으며, 부모 세 명 중 두 명은 AI가 육아의 정신적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답했습니다. AI가 가장 많이 활용된 분야는 건강·의료 정보였어요.
2026년 《European Journal of Pediatrics》에 발표된 어린 자녀를 둔 부모의 생성형 AI 활용 연구에는 0~3세 자녀를 둔 부모 30명이 참여했습니다. 부모들은 불확실하거나 긴급한 상황, 발달과 관련된 궁금증이 생겼을 때 AI를 활용했어요. 그러나 AI의 제안을 곧바로 따르기보다는 자신의 경험과 아이의 필요, 전문가의 조언을 함께 고려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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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 경험에 비추어 봐도 AI에만 의존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AI는 제가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알려줄 수 있지만, 제 품에 안긴 아기 오늘 상태를 대신 느낄 수는 없으니까요. 지금도 여전히 분유량이나 발달에 관해, 열이 나는 상태가 괜찮은지 어떻게 대처하는게 좋은지에 대해 질문하지만, 의료적인 판단이 필요한 문제는 의사의 진료를 기준으로 삼아요.
AI가 육아의 정신적 부담을 줄여준다는 말에도 어느 정도 공감합니다. AI는 제가 기억해야 할 일을 정리하고, 선택지를 비교하고, 질문의 우선순위를 세우는 데 도움을 줘요. 이유식 준비물을 한 번에 목록으로 만들 수도 있고, 조건이 여러 개인 제품을 비교할 수도 있습니다. 머릿속에 뒤엉킨 생각을 말로 풀어놓으면 중요한 기준과 그렇지 않은 기준을 나눠주기도 해요. 그럴 때면 AI가 제 머릿속의 보조 기억장치처럼 느껴집니다. 모든 일을 대신해주지는 않지만, 제가 한꺼번에 붙들고 있던 것 중 일부를 잠시 내려놓게 해줘요.
하지만 '정신적 부담이 줄었다'는 표현이 언제나 완전히 맞는 것은 아닙니다. 답을 얻고 마음이 가벼워지는 날도 있지만, 이전에는 몰랐던 가능성을 새롭게 알게 되어 걱정이 늘어나는 날도 있어요. 하나의 위험을 확인하러 들어갔다가 관련된 위험을 세 개쯤 더 알게 되는 식입니다. AI는 질문에 답하면서 종종 "다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주의해야 합니다"라는 설명을 덧붙여요.
문제는 부모에게 '다만'이라는 단어가 좀처럼 가볍게 읽히지 않는다는 겁니다. 괜찮을 가능성이 높다는 여러 문장보다 주의해야 할 가능성을 설명하는 한 문장이 더 오래 마음에 남아요. 혹시 우리 아이가 그 예외에 해당할까 봐 다시 얼굴빛을 보고, 호흡을 확인하고, 기록을 들여다봅니다. 그래서 AI를 사용하는 부모의 마음은 신뢰와 불신 중 하나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편리해서 사용하지만 조심스럽고, 도움을 받으면서도 완전히 맡기지는 않아요. 답을 읽고 안도하면서도 출처를 다시 확인하고, 같은 내용을 의사에게 다시 묻습니다. AI는 부모의 일을 덜어주는 도구이면서, 부모가 최종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사실을 더 자주 확인하게 만드는 도구이기도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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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되고 나서 저는 걱정도 사랑의 한 형태라고 생각했습니다. 잘 먹고 있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잘 자라고 있는지 계속 확인하는 것은 그만큼 아이를 소중히 여기기 때문이라고요. 지금도 그 생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요. 하지만 모든 걱정을 사랑이라고 부를 수는 없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이를 오래 바라보다 자연스럽게 생긴 걱정도 있지만, 아무 문제 없이 지내던 순간에 화면이 만들어낸 걱정도 있으니까요.
부모의 사랑은 강한 설득 도구가 될 수 있다는 데에는 여전히 동의합니다. 자신을 위한 제품이라면 가격이나 필요성을 따져보면서도 아이의 발달이나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하면 쉽게 지나치기 어려워요. 하지 않았을 때 생길지 모르는 위험을 생각하면, 하지 않는 선택이 무책임하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 그래서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공포 마케팅은 더 강하게 작동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물론 모든 육아 콘텐츠와 서비스가 부모의 불안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에요. 실제로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고, 부모가 더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콘텐츠도 많습니다. 저 역시 온라인에서 얻은 도움을 부정할 수 없죠. 다만 정보를 본 뒤 무엇이 남는지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포를 이용하는 정보는 부모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만 강조해요. 그래서 요즘은 불안을 느꼈을 때 곧바로 행동하기보다, 그 불안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잠시 생각해보려 합니다.
부모가 되기 전의 저는 질문의 목적이 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알아내고, 문제를 발견하면 해결하고, 가장 좋은 선택지를 찾는 것이 질문의 끝이라고 믿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질문 자체가 관심의 한 형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왜 오늘은 덜 먹었는지, 무엇을 보며 웃는지, 어떤 자세가 편한지 묻는 동안 저는 아이를 더 오래 바라보게 돼요. 모든 질문에 명확한 답을 얻지는 못하더라도 그 질문 덕분에 아이의 하루를 조금 더 자세히 보게 됩니다. 그렇다면 제가 쌓아온 수많은 검색 기록은 단순한 불안의 목록만은 아닐지도 몰라요. 한 아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시간의 기록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제는 그 질문이 정말 제 안에서 시작된 것인지, 아니면 화면이 제게 건넨 질문인지도 구별해보고 싶어요.
아마 부모의 판단이란 완벽한 확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알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채 그래도 하나를 선택하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 내일도 새로운 질문이 생기겠죠? 아이가 자라면 질문도 함께 자랄 테고요. 그때도 저는 검색창을 열고 AI에게 묻고, 다른 부모의 이야기를 찾아볼지 모릅니다. 하지만 모든 답을 화면에서 찾을 수는 없다는 사실도 이제는 조금 알고 있어요.
그래도 완벽한 답을 찾지 못했다고 해서 제가 아무것도 하지 못한 것은 아니라고 믿어보려 합니다. 오늘 아이를 오래 바라봤고, 필요한 질문을 했고, 제가 할 수 있는 선택을 했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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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고 잘 먹는 아기 "이 것"부터 하세요! [가.벗.수 ep.2] | 산소형제T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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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Zoe>의 코멘트
육아 관련해 잔뜩 힘이 들어가 있는 요즘, 제게 힐링을 주는 콘텐츠들은 이런 제목인거 같아요. 애쓸 필요 없다, 너무 최선을 다할 필요 없다, 하나하나 컨트롤 하고 걱정할 필요 없다고 알려주는 콘텐츠들이요. 물론 여전히 걱정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지만, 오늘도 이런 콘텐츠를 보면서 스스로를 다독여 봅니다. 혹시 저랑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오늘 하루는 마음을 조금 내려놓아 보아요. 너무 애쓰지 말자구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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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Zoe • 구현모 • 찬비 • 오리진 • 요니 • 장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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